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끄적 끄적

(에세이) 당신은 사랑스러운 사람인가요?

by 김루크 2021. 7. 2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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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사랑받길 원하면 사랑을 줘라"라는 말 저는 전혀 이해가 안됐어요. 내가 사랑받고 싶어서 나 좋다는 사람이랑 연애했더니 사랑을 줘야만 한다..?

이게 무슨 사랑이고 연애인가 싶었죠.

그런데 긴 연애를 하다보니 내 스스로의 못난 점을 발견했어요. 그리고  그 말이 조금씩 이해가 돼요.

어느 날 애인이랑 밥을 먹다 우연히 연애 관련 방송을 봤어요.  자신의 애인이 작은 것에도 쉽게 토라지고 늘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받길 원해서 힘들다는 사연이었어요.

그런데 그 모습이 저랑 너무 비슷한거에요.
혼자 민망해서 살짝 애인을 쳐다보니 애인도 저를 보면서 웃고 있더라구요.

텔레파시가 통한 것처럼 애인도 나랑 똑같이 생각한다는 걸 바로 알아차렸죠.

가족이나 부부 사이가 문제가 있어 센터같은 곳에 가면 역할을 바꾼 상황극을 하잖아요. 객관적으로 서로의 입장과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게 만드는거죠.

저도 영상을 보면서 저의 연애 상황극을 보는 것 같았어요. 제 3자로서 조금 떨어져서 그 연애를 지켜보니 무엇이 문제인지 보이더라구요.

애정결핍, 집착 이런 것들이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인해 생기면서 어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었던 것 같아요.

나는 늘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만 상대는 나에게 해주지 않으면 서운하죠. 나만 사랑하는건가 싶은 생각도 들구요. 나는 사랑받길 원하는데, 조금이라도 상대가 나에게 소홀한 것 같으면 불안해요. 내가 마치 쓸모없는 깡통이 된 것 같고 나라는 사람의 매력을 확인하고 싶어지죠.

그런데 이미 상대는 자기 나름대로 충분히 사랑을 주고 있을지도 몰라요. 단지 내가 원하는 대로 표현만 안했을뿐이죠.

문제는 사랑 받으려고만 하는 사람은 이걸 잘 몰라요.  내 기준으로 부족한 부분만 눈에 보이게 되니깐요.

우리는 일어나는 일에 상처받는 게 아니라 그 일에 대한 생각이 나를 상처받게 한다고 해요. 연애 또한 마찬가지죠. 상대가 나를 정말 서운하게 했을까요? 아니면 내가 서운하다고 생각했을까요?

그래서 저는 가끔 서운한 생각이 들면 오히려 사랑한다고 막 표현해요. 그러면 신기하게도 서운했던 마음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사라져요.

사랑하기 위해선  받기만 원하지 말고  주라는 말이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.  바다를 보고 좋아하면 바다가 기쁜게 아니라 내가 기쁘잖아요.

사랑을 주면 상대가 좋은 게 아니라 내가 좋은 것 같아요.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받는게 아니라 주는 것이죠.

집착이 아닌 사랑을 주다보면 받는 상대방도 속으로 이 사람이 정말 사랑스럽다고 느낄 거에요. 사랑스럽다는 귀엽다도 예쁘다도 아니죠. 정말 사랑하고 싶은 모습인거에요.

자긴 나 사랑한다고 왜 말해? 나만 매달리는 것 같아 나만 좋아하는 것 같아. 라고 말하는 애인은 과연 사랑스러울까요?

우리의 인생은 너무 짧아서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하기도 부족하다고 해요. 서운해하고 토라지고 짜증내는 대신 사랑한다는 말과 행동을 하나라도 더 하길 바래요.

적어도 그 사람들에게 당신은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일거에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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